강남역에는 가끔 삭발한 모습에 마스크를 쓰고, 휠체어를 탄 무릎위에 "살고싶어요. 도와주세요"라는 기부금상자를 들고있는 아저씨가 간간히 보인다.
플랫폼에 가만히 앉아있기도 하다가 난데없이 혼잡한 사람에 치이는 2호선 지하철 통로에도 나타나시는 삶에 굉장한 집착을 보이시 는 분.
작년에도 가을에도 계시던데-그 전까지는 교대에 출퇴근 했으니까- 올해도 보이시는 것을 보면 봄을 무사히 넘기신듯 싶지만 보통 삭발한 머리와 살고 싶다 라는 멘트를 적을 정도 중환자라면 가족들이 과연 혼자 구걸하게 나뒀을지...? 살고 싶으시면 가만히 병원에서 요양이나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아님 말고'ㅅ'
강남 역 출구를 고루고루 돌아다니시며 계단에 걸터앉아 구걸하시는 할아버지가 계신다. 저번 가을쯤엔 항상 5번출구에 계셔서 그쪽으로 출퇴근하는 나는 매일같이 보았는데 나이 드신 분이라 측은 하기도하고 동전이라도 넣을까 말까 고민하던 어느 날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시는 할아버지와 딱 눈을 마주쳐버렸다....^^
내가 본것을 눈치채시더니 금방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으시더라. 휴대폰 요금값은 있으신데 생활비는 없으신가봐요? 용돈벌이가 시원치 않아서 어떡하실까....
역시 강남역. 6번 출구에 자주 출몰하는- 적어도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자세로 항상 구걸을 하고있다. 특히 퇴근시간에 보이는지라 그 혼잡한 강남 역 출구 계단 중간에 딱 버티고 있는 것이 참 보기 안좋다. (강남역은 퇴근길은 출구앞 100미터 부터 지옥이니까) 지나가면서 왜 젊은 나이에 저럴까 싶었는데 새삥 에베레스트 캔버스화를 신고있는 것을 발견....왜 나 이런데만 눈 좋은지 모르겠네.
남친하고 인사동을 가기 위해 4호선 지하철을 타던도중. 우리가 칸 탄 한가운데 그렇게 사람이 많은데도 일렉기타를 들고 바닥에 앉아 미니앰프를 연결해 고래고래 노래하시는 분도 있었다.(물론 기부금통이야 항상 등장하지) 그렇게 사람 많고 남친도 뒤에 있는 아가씨한테 피해안주려고 허리까지 뒤틀며 버티고 있는데 5명이나 서있을 수 있는 그공간에 혼자서 자리를 차지하고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니. 그거 앰프 비싼거라는데 아저씨는 구걸한건지 공연한건지 모르겠지만....아저씨 제발 좀.....
광주에 학교를 다니던 친구가 있다. 그래서 광주 터미널에서 자주 다니는데, 그앞에 구걸하시는 할머니가 너무 안쓰러워서 자주 도와드렸단다. 원래 조모손에 길러진 녀석이라 그런 것에 곤경에 처한 노인분들에게 무척 약한 녀석이었는데 어느날 좀 늦게 버스를 타러 터미널에 갔던 날 유유히 벤츠를 타고가시는 구걸 할머니를 목격. 충격에 빠진 친구여 지못미...
누군가 얘기해준 이야기인데..지하철을 타고가던 중 찬송가 테이프를 틀며 구걸다니시는 맹인 분이 있었단다. 어느 아주머니가 500원짜리 동전을 넣어주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는데 떼구르르 굴러가는 동전소리에 맹인이 눈뜨고 허겁지겁 달려가 동전을 줍더란다. 500원 짜리만 던지면 됬을 것을 우리 심청이는 괜히 팔려 갔나보다. 뭐 왕비님 됬으니 상관 없나.
누군가가 한 개그. 구걸하는 맹인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보려면 발을 걸어봐서 안 넘어지면 맹인이 아닌거고 넘어지면 1만원 짜리를 쥐어주면 된단다. 웃기지만 웃지 못할 이야기...
뭐 그까짓거 얼마냐 할지도 모른다. 그치만 정작 필요한 사람을 도우지 못하고 어렵게 번 내돈을 아무 대가 없이 그저 동정심-그것도 가짜인-으로 용돈벌이하는 인간들에게 주기 싫다. 월드비전이나 신청해야지.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사주는것이 정말 낫겠다.
사람을 돕는데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부터 해봐야 되는 현실.
그래서 난 구세군 냄비 아니면 돈 안넣는다.
그냥 그렇다구요.